챕터 120

서머의 시점

키런이 작은 종이 봉투와 세 개의 컵이 아슬아슬하게 꽂힌 음료 거치대를 왼손에 들고 들어왔다. 오른팔은 옆구리에 힘없이 늘어뜨린 채였다. 처음에는 나를 보지 못했다. 시선이 곧장 릴리에게로 향했다가, 이내 눈길이 위로 올라와 내 눈과 마주쳤다. 그는 반 박자 멈췄다. 뭔가 읽을 수 없는 감정이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—놀람은 아니었다.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. 세 번째 음료도 나를 위해 산 것이었으니까. 하지만 그보다 더 날카로운 무언가, 거의 공황에 가까운 빛이 스쳤다. 내가 감추지 못하고 있는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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